읽으며쓰는육아일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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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 명 가족이 떠난 제주 여행
스물 다섯 명. 대 가족 여행 스타트 남편의 시외가, 그러니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삼 남매와, 며느리, 사위, 그리고 그 손주들. 얼마 전 아기 탄생으로 총 스물 다섯 명. 서울, 경기, 진주, 부산 멀리 떨어져 살지만 사이가 좋아서 매달 돈을 모아 매년 만나 모임을 가졌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고, 다들 아이들이 어려 다 같이 만나지는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져 모임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만나지 못해 돈이 많이 모여서 제주도로 떠나기로 했다. 총 스물 다섯, 펜션 하나를 통으로 빌렸고 우등 버스도 빌렸다. 총무이자 기획자인 남편이 바빴고 나도 덩달아 바빴다. 시가 모임이지만 다들 마음이 잘 통해 만나면 즐거웠던 터라 기대가 컸고, 아이도 오랜만의 제주도 여행에 신이 났다. 여행 전날 시이모..
2022.10.20 -
스트레스성 위염. 만6세 어린이의 스트레스는 뭐니
엄마 배가 아파 우리 첫째는 "엄마 나 아파."라는 말을 종종 한다. 무릎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그러다 둘째가 태어나고 배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특히 차를 조금 오래 탄다거나, 혼이 났다거나 하는 시기에 더욱 그랬다. 꾀병인가 했지만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기에 병원에 가서 초음파까지 찍었다. 장이 예민한 편이라고.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꾀병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셔서 그러려니 했다. 신경성 위염이라니 지난주 목요일 새벽. 아이가 자는 나를 깨웠다. 엄마 배가 아파. 열도 없고, 설사도 없고, 구토도 없고. 아프다는 부분은 명치 아래. 누가 두드리는 것 같은 아픔이라고 설명했다. 배를 만져주니 안 아프다며 다시 잠들었다. 어린이가 새벽에 아프다고 깰 정도면 고통이 크다 싶어 ..
2022.10.11 -
소아 아토피. 괴로운 엄마 일기 두번째.
아기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 2016년 9월 예정일보다 한 달 이르게 예쁜 아이가 우리 품으로 왔다. 대학병원에서 조산으로 출산한 터라 몸무게는 미달이 아니었지만 온갖 검사를 다 했다. 심장이 약간 덜 닫힌 것 빼고는 정상이었다. 심장도 36개월 검사 때 다 닫혔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으니 뭐 큰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조리원에서 돌아온 아이 피부가 거칠거칠하고 빨갰다. 태열이라고 해서 10월 가을에도 에어컨을 틀고, 매쉬 바디수트를 입혔다. 그래도 아이가 계속 짜증을 냈다. 다시 대학병원으로 갔다. 50일. 아토피 첫 진단 보통 어릴 때는 아토피 진단을 잘 내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첫머리 사진은 양호한 수준이었다. 아이 온몸이 빨갛게 거칠거칠했고 아이는 계속 울며 짜증을 냈다. 대학병원 교수님..
2022.10.08 -
주양육자만 여섯. 대가족 안에서 육아하기
주양육자만 여섯 전에 쓴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아이의 주양육자는 아마 여섯 명일 테다. 엄마인 나와 아빠인 남편. 이렇게 끝이 아니라 양가 조부모님 네 분 모두 아이들 육아에 열심이시다. 시어른들은 아예 같은 아파트 단지에, 친정부모님은 차 타고 15분 거리에 살고 계신다. 아마 일주일에 최소 네 번은 보고 계실 것이다. 각각. 신이 주신 육아환경이라고? 이웃 언니들이 항상 이야기했다. 신이 내린 육아 환경이라고. 아침에 남편이 출근하면 두 아이 깨워서 아침먹이고, 옷 입히고, 등원 준비하고 있으면 매일 아침 어머님 혹은 아버님이 아이의 등원을 위해 집으로 오신다. 처음 둘째 낳고 조리할 때 잠시 도와주시는 줄 알았는데 둘째 아이가 돌이 지나고 내 힘으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오신다. 하원도 일주일에..
2022.10.04 -
밥 안 먹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괴로운 엄마 일기.
밥 안 먹는 우리 첫째 첫째 아이는 안 먹는 아이다. 밥만 안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먹는 행위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정말 더럽게 안 먹는다. 내가 매일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씹어라, 삼켜라, 빨리 먹어라, 제발 좀 먹어라 이런 것들이다. 성격은 또 어찌나 여유로우신지, 밥 먹는 데에 1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양은 16개월 동생보다 적을 때도 있다. 밥만 안 먹으면 다행이게, 가리는 것도 엄청나다. 우선 아이들이 엄청 좋아한다는 과일은 사과, 배, 수박 정도를 제외하면 안 먹는다. 귤도 딸기도, 포도도 안 먹는다. 어제 아침엔 부탁하고 협박해서 포도 다섯 알 겨우 먹였다. 햄버거, 피자 싫어한다. 입에도 안 댄다. 크림이나 마요네즈, 소스가 들어간 음식도 거부한다. 파스타는 주로 ..
2022.09.29 -
딱히 육아체질은 아니지만. 제목부터 매력적인.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박나경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생활을 꿈꿨다. 무엇 때문인지 이유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저 외국에 나가 살고 싶었다. 캐나다 영주권이 나온다는 소문에 한국외대 한국어교육과를 가겠다고 말했다가 선생님과 엄마의 반대로 포기하기도 했다. 성적에 맞춰 고대 국어교육과에 들어갔고 하필 전공이 국어라 한국어 교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다 싸이월드 블로그에서 한 블로거를 만났다. 박나경 작가였다. 남미에서 한국어 강사를 하다 미국인 남편과 사랑에 사랑에 빠져 미국에서 생활하는 블로거. 그분의 글은 매력적이어서 계속 읽고 싶었다. 구독을 누르고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열심히 읽었더랬다. 싸이월드가 불안정해지면서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시자마자 따라갔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시자마자 나도 열심히 따라..
2022.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