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쓸데없는 행동은 없습니다.

2022. 10. 25. 07:15읽으며쓰는육아일기

우리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첫째로 자란 나는 둘째를 가지고 결심했다. 첫째를 보는 눈, 대하는 태도가 절대 달라지지 않게 하겠다고.
그런데, 둘째가 태어나고 고작 여섯 살인 첫째가 왜 다 큰 애 같은지. 아기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아기처럼 행동하니, 혼내기 시작했다.
첫째는 양 집안에서 첫 손주이자 유일한 손주로 만 5년을 있었고,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터라 동생의 출생으로 조금 힘들었던 모양이다.
혀 짧은 소리도 종종 내고, 그러지 않았던 애기가 치대거나 어리광을 피우기도 했다. 교육학에서 그렇게 배웠는데.
당연한 수순인 퇴행이고, 심한 정도도 아니고, 아이의 상실감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내가 그 상황에 처하니 머리와 마음이 따로 논다.

이래 저래 지친 내가, 왜 그러니 왜 그러니 혼내는 것 같아 스스로 반성하고 있던 찰나에 이 책의 소개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날로 서점에 가서 집어 들고 왔다. 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를 이해하기


첫 아이라 키우면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반항을 한다던가, 멍 때린다거나, 말도 없이 눈물만 뚝뚝 떨어뜨린다거나.
사소한 일이면서도 사소하지 않은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좋은 부모인가 고민할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러한 다양한 상황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행동들은 쓸데없는 행동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준다.
첫째는 지는 걸 유난히 싫어한다. 어떤 아이가 지고 싶겠냐만 아빠와 달리기 시합을 하고 져도 눈물이 뚝뚝 흐른다. 아빠도 딱히 져 줄 마음이 없어 아빠랑 놀다보면 결국 첫째는 삐지고 속상한 채로 놀이가 끝날 때가 있다. 이 책을 해결책을 알려주기 보다는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야기해준다. 지는 걸 참지 못하는 것은 더 많은 관심과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늘 일부러 져 줄 필요도, 그렇다고 아이를 상대로 꼭 이기려고도 하지 말라고.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 다 말하고 싶은 뜻이 있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기

얼마전 시어머님이 아이를 하원시키시는 날, 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애가 너무 울어서 혼을 냈다고. 3-4살도 안 우는데 놀이터에서 대성통곡을 해서 부끄러울 정도라 혼을 냈다고 하셨다. 전혀 울 만한 일이 아닌데 운다고 하시면서.

그래서 물어봤다. 놀이터에서 왜 울었니?

그네를 타는데 무섭다고 하는데도 친구가 계속 높이 밀어 울었고, 그 때 물통이 깨져 어린이집에서 준 가족등반대회 초대장이 젖었고, 막 울음을 그치려는 찰나 할머니가 그만 놀고 학원에 가야 한다 하셔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어머님은 그래도 울 만한 일이 아니라고 하셨지만. 아 그래 너 울 만했어. 엄마의 시선에서 생각하지 않을게. 너 울고 싶었겠다.

그래, 너는 그럴 만 했구나.

힘들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아이가 울면 울지말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아, 너는 그럴 만 했어. 라고 이야기해주기로.
이야기만 그렇게 하지 말고 내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하기로.

그래 너 그럴 만 했어. 엄마는 너를 이해해. 엄마는 너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