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잊지 않기 위하여. 내가 태어날 때까지

2022. 10. 22. 20:42읽으며쓰는육아일기

 

난다 작가와 <내가 태어날 때까지>

막 웹툰을 찾아보기 시작했을 무렵, 다음 웹툰에 귀여운 그림체에 공감되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있었다. <어쿠스틱 라이프>를 그린 난다 작가였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다 가지고 싶고, 읽고 싶은 마음이라 열심히 찾아 읽고 책도 샀다. 난다 작가가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책을 썼다고 해서 2014년, 출산은 물론 결혼도 하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굳이 초판을 구매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다. 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한 부부가 7년 만에 기다리던 임신을 하고, 기다리던 아기와 만나는 40주를 담아냈다. 순간순간 따뜻한 내용에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

 

그래 초심을 잊지 말자

그리고 첫째를 임신하고 다시 읽었다. 만화 특성상 글밥이 많지 않아 금방 읽어냈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읽는 책, 그럼에도 꼭 소장하고 싶은 책. 임신과 출산을 하며 여러 번 읽었다. 그러다 또 잊고 책꽂이에 넣어두었다 오늘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애 둘을 낳고 읽어보니 또 감회가 새롭다. 눈물이 벅차오를 정도로 찡한 내용들. 그래, 너는 나에게 이러한 존재였지. 아기는 이렇게 나에게 왔지.

 

공감해서 빵 터졌거나, 감동해서 적어두고 싶었던 내용들은 이러하다.

널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엄마는 짐승이 되어가고 있단다.
입덧을 견뎌내는 방법 : 극복은 못하고요, 최대한 견뎌 봅시다. 1. 좋게 생각하기. 어디선가 들은 속설로 자신을 위로해보아요.
난 불안하면 계획을 세워야 되는데, 육아가 어떤 건지 아직 아무것도 가늠이 안 돼.
세상에 기쁨의 개수는 셀 수 없이 많고 나는 그 중에서 부모가 되는 기쁨을 고른 것이다.
엄마가 일하는 건 바람 불고 비 오는 것 같은 자연현상이야. 그러니까 슬퍼하지 말라고.

 

이런 예쁘거나 공감가는 말을 적어낼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란. 감탄하게 된다. 

 

 

네가 태어날 때까지

그래 나도 네가 태어날 때까지 그렇게 35주를 버텼단다. 양수가 터져 너를 낳으며 40주를 버텨주지 못해 미안해서 운 날도 있었지. 심장 초음파와 뇌 초음파를 찍으며 건강만 해 다오 기도했던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런데 이렇게 매번 너와 씨름을 하고 너에게 화를 내고, 또 후회하고 그러고 있구나. 화를 무지하게 냈던 날 밤엔 혼자서 후회하며 울거나 고민하기도 한다.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자격이 있나, 책을 읽으면 무얼 하나. 내 감정을 내가 컨트롤하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너를 엄마와 아빠가 세상에 데리고 왔으니 너의 심장소리를 처음 들었던 그 날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을 잊지 않아야지. 초심을 찾아 널 사랑해야지 다짐한다. 내일, 아니 세 시간 후면 또 샤우팅 하며 너를 혼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계속 다짐해야겠다. 너를 행복하게 해 주어야겠다. 

 

 

추천합니다.

이 책은 임신을 앞 둔 신혼부부나,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에게 꽤 괜찮은 책이다. 2014년 판이라 지금 정보와는 다른 점도 있지만 그래도 어렵지 않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앞으로 닥칠 임신 기간을 미리 기분 좋게 예고해준다고나 할까. 한 번 읽어보시길.